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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자동차 역사(1편) - 냉장고 만들던 사람이 볼보를 살 수 있었던 이유

by Zzeus 2026.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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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만들던 사람이 세계 최고 안전 자동차 브랜드를 샀습니다.
포드도 포기한 볼보를 18억 달러에 인수한 그 배짱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오늘 거리의 사진사에서 출발해 글로벌 M&A 왕이 된
리수푸의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20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

리수푸가 포드 부스로 걸어갔습니다. 포드 임원들에게 "볼보를 사고 싶다"고 말했는데, 포드 직원들이 그가 누구인지조차 몰랐습니다. 당시 지리자동차는 중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삼류 기업이었고, 세계 무대에서는 존재조차 없었습니다.

3년 후인 2010년, 리수푸는 진짜로 볼보를 샀습니다. 포드에 18억 달러를 주고, 포드가 60억 달러에 샀던 브랜드를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자동차 업계가 경악했고, 스웨덴이 충격을 받았으며, 중국 자동차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지리 갤럭시 L7 ㅡ AI 이미지

📸 1963년, 거리의 사진사

리수푸는 1963년 중국 저장성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는데, 대학은 경제학과를 나왔지만 졸업 후 취업 대신 창업을 택했습니다. 처음 한 일이 거리 사진사였는데,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서 사람들 사진을 찍어줬고, 돈을 모았으며, 그 돈으로 냉장고 부품 공장을 차렸습니다. 냉장고 부품에서 완제품으로 사업을 키웠는데, 1980년대 중국에서 냉장고가 인기였고, 리수푸의 냉장고가 팔렸으며, 어느 정도 돈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리수푸의 눈은 자동차에 가 있었는데, 당시 중국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을 보면서 "저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고, 냉장고는 목표가 아니라 자동차를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1994년 오토바이 공장을 인수했는데, 자동차의 예비 단계였고, 1996년에는 망해가는 국영 버스 회사를 샀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국영기업만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는데, 민간 기업은 승용차를 만들 수 없었고, 리수푸는 버스 회사를 사서 우회로를 찾은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승용차 생산은 불법이었는데, 리수푸는 자동차 공장을 짓고 오토바이 공장이라고 위장 신고를 했으며, 중국 정부에 허가를 달라고 계속 로비를 했습니다. 번번이 거절당했는데, 중국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이 사람 진심이다"라며 정부에 허가를 권유했고, 2001년 드디어 정식 자동차 생산 허가를 받았습니다. 무려 5년을 불법 상태로 버틴 것이었는데, 그 집요함이 리수푸라는 사람을 설명해줬습니다. 허가를 받은 후 저가 전략으로 내수 시장을 공략했는데, 다이하츠 샤레이드를 라이선스 생산하거나 독자 개발을 오가면서 시장을 넓혔고, "중국에서 가장 저렴한 차"를 내세웠으며, 서민들이 사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방향을 바꿨는데, 저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달았고, 외국 자동화 설비를 들여와 품질을 올리기 시작했으며,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도약을 준비했습니다.

🏆 2010년, 볼보를 삼키다

20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포드에 무시당했던 리수푸가 조용히 준비를 시작했는데, 금융 자문사를 고용했고 볼보의 재무 상태를 분석했으며, 포드가 볼보를 팔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걸 간파했습니다. 포드는 2008년 금융 위기로 자금난이 심해졌는데, 2008년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타타에 팔았고, 볼보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됐으며, 리수푸의 예상이 맞았습니다. 2009년 포드가 볼보 매각을 공식화했는데, 여러 곳이 뛰어들었지만 진지한 인수 후보가 많지 않았고, 리수푸가 다시 나타났으며, 이번엔 포드 임원들이 그가 누군지 알았습니다. 2010년 3월 지리자동차가 포드에서 볼보를 18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포드가 1999년 64억 달러에 샀던 것의 3분의 1 가격이었고, 중국 자동차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였으며, 스웨덴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스웨덴 국민들이 걱정했는데, "볼보가 중국 저가 차 브랜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고, 볼보의 안전과 품질이 훼손될까 봐 두려웠으며,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걱정했습니다. 리수푸가 선언했는데, "지리는 지리, 볼보는 볼보입니다. 절대 혼동하지 않겠습니다." 이 말이 결국 볼보를 살렸는데, 지리가 볼보에 투자를 쏟아부으면서 독립 경영을 허용했고, 볼보는 오히려 더 좋아졌으며, 인수 후 볼보 판매가 급증했습니다.

볼보 인수의 효과는 놀라웠는데, 2010년 볼보 연간 판매가 3만 대였던 중국 시장이 2017년 11만 4,000대로 커졌고, 전 세계 판매도 2017년 57만 2,000대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볼보가 포드 시절보다 더 잘 됐습니다. 지리도 덩달아 올라갔는데, "볼보를 인수한 회사"라는 것만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졌고, 볼보의 기술을 이전받아 지리 차의 품질도 높아졌으며, 2018년 중국 토종 자동차 판매 1위에 올랐습니다. 리수푸의 전략이 정확했는데, 볼보를 흡수해서 잡종을 만들지 않고, 볼보를 볼보로 키우면서 그 후광을 이용했으며, 인수의 교과서가 됐습니다.

🌍 M&A 왕, 세계를 사다

볼보 인수에 성공한 리수푸는 멈추지 않았는데, 2017년 말레이시아 국민차 프로톤의 지분 49.9%를 인수했고, 영국 스포츠카 로터스의 지분 51%를 인수했으며, 중국 최초로 영국 스포츠카 회사를 소유한 자동차 그룹이 됐습니다. 2018년에는 더 큰 충격이 왔는데,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 다임러 지분 9.69%를 인수했고, 단숨에 다임러 최대 개인 주주가 됐으며, 중국 기업이 독일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에 발을 들인 것이었습니다. 다임러 이사회와 독일 정부가 경계했는데, 중국 자본이 독일 핵심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우려했고, 이후 지분을 일부 줄였지만 영향력은 남았습니다. 스마트 브랜드도 지리와 메르세데스가 합작으로 인수했는데, 전기차로 전환해 중국에서 생산하기 시작했고, 독일 브랜드가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지커(Zeekr)라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도 만들었는데, 볼보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고 2021년 출시됐으며, 테슬라를 직접 겨냥했습니다. 폴스타는 볼보와 지리가 공동 출자한 순수 전기차 브랜드였는데, 스웨덴 감성의 프리미엄 전기차로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2024년 지리그룹 전체 판매가 300만 대를 넘겼는데, 지리, 볼보, 링크앤코, 지커, 폴스타, 로터스, 스마트를 모두 합친 숫자였고, 냉장고 공장에서 시작한 사람이 만든 제국이었습니다. 한국과의 인연도 있었는데, 지리 산하의 위안청자동차가 현대 포터2를 모방한 상용차를 만들었고, 이마트에서 판매되던 초소형 전기차 D2가 지리 계열사 즈더우 제품이었으며, 한국에서도 지리의 흔적이 보이고 있었습니다.

리수푸가 남긴 교훈 - 집요함이 세상을 바꾼다

리수푸의 이야기에서 반복되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포기하지 않음"입니다. 냉장고에서 오토바이로, 오토바이에서 버스로, 버스에서 승용차로, 5년간 불법 운영을 감수하면서 허가를 기다렸고, 포드에 무시당하고도 3년을 준비해 볼보를 샀습니다. 자동차 업계에는 규모의 경제라는 것이 있는데,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이기려면 스스로 커지거나 큰 회사를 사는 수밖에 없었고, 리수푸는 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볼보를 샀기 때문에 기술을 얻었고, 로터스를 샀기 때문에 스포츠카 기술을 배웠으며, 다임러 지분을 샀기 때문에 독일 기술에 가까워졌습니다.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사는 게 빠르다"는 전략이었는데, 이것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었고, 자원이 제한된 개도국 기업이 선진국을 따라잡는 방식 중 하나였습니다.

현대자동차가 기아를 인수해서 강해진 것처럼, 지리가 볼보를 인수해서 강해졌는데, 방법은 다르지만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기아는 같은 나라 같은 언어권이었지만, 지리와 볼보는 중국과 스웨덴이었고, 문화도 달랐으며, 그 차이를 극복한 것이 리수푸의 능력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지리가 볼보 이후 어떻게 전기차와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이어가겠습니다.

볼보 XC60 ㅡ AI 이미지

📺 다음 편 예고

중국의 탄생 5편에서는 "지리 2편 - 폴스타·지커·스마트, 전기차 제국의 완성"을 다룹니다.

볼보 인수 이후 폴스타로 테슬라를 겨냥하고, 지커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며, 스마트 브랜드를 중국에서 부활시킨 지리의 전기차 전략을 만나보겠습니다.

중국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거리 사진사에서 냉장고로, 냉장고에서 오토바이로,
오토바이에서 버스로, 버스에서 자동차로,
5년간 불법으로 버티며 허가를 받았습니다.

포드에 무시당하고도 3년을 준비해
18억 달러에 볼보를 샀고,
볼보를 볼보로 키워 두 회사 모두 성공시켰습니다.

다임러 최대 주주가 됐고,
로터스를 샀으며,
냉장고 공장에서 시작한 제국이 300만 대가 됐습니다.

"지리는 지리, 볼보는 볼보"
집요함이 만든 기적 - 지리자동차 1편

중국의 탄생 4편 완결.
다음 편: 지리 2편 - 폴스타·지커·전기차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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