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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자동차 산업(1편) - 90년의 역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이유

by Zzeus 2026.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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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0일, 호주 마지막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90년간 호주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그날을 끝으로 역사가 됐는데,
그 마지막 날 공장 앞에 모인 노동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슬픈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2017년 10월 20일, 애들레이드 엘리자베스 공장

마지막 빨간 홀덴 코모도어 VF가 생산라인을 빠져나왔습니다. 공장 노동자들이 줄지어 서서 그 차가 지나가는 것을 지켜봤는데, 박수를 치는 사람도 있었고 눈물을 닦는 사람도 있었으며, 69년간 이어온 호주 자동차 생산이 그 순간 끝났습니다. 그 2주 전엔 토요타 공장이, 1년 전엔 포드 공장이 문을 닫았었습니다.

1927년 포드가 처음 호주에서 차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 90년간 이어온 호주 자동차 산업이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인구 2,400만 명의 작은 나라가 독자적인 자동차를 만들었던 기적이 끝난 날이었고, 오늘은 그 기적과 소멸의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홀덴 코모도어 VF 파이널 에디션 레드 ㅡ AI 이미지

🏭 1927년, 호주 자동차의 시작

호주에서 자동차 생산이 시작된 것은 1927년이었는데, 포드가 멜버른 근교에 조립 공장을 세웠고, 미국에서 부품을 가져와 호주에서 조립했으며, 호주 자동차 산업의 첫 장이 시작됐습니다. 홀덴은 원래 1856년 마구(馬具) 제조업체로 시작했는데, 나중에 마차 차체를 만들었고, 자동차 시대가 오면서 자동차 차체 제조업으로 전환했으며, 1936년부터 GM 모델을 조립하기 시작했습니다. 1948년이 진짜 출발점이었는데, GM이 홀덴을 완전히 인수했고, 독자 모델 개발을 허용했으며, 그해 나온 홀덴 48-215가 호주 최초의 완전 독자 개발 승용차였습니다. 호주 정부가 자동차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했는데, 높은 수입 관세로 외국차를 막았고, 국내 생산을 의무화했으며, 보조금을 지원했습니다. 덕분에 홀덴과 포드가 성장했는데, 1960-70년대 호주 자동차 산업은 황금기를 맞았고, 두 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했으며, 호주만의 자동차 문화가 형성됐습니다. 특히 V8 엔진의 대형 후륜구동 세단이 호주의 상징이 됐는데, 넓은 아웃백과 직선 도로에서 시원하게 달리는 대배기량 차가 호주인들의 정서와 맞아떨어졌고, 그것이 코모도어와 팔콘이 사랑받은 이유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홀덴과 포드의 라이벌리가 본격화됐는데, 호주판 콜라전쟁이었고, 코모도어 팬과 팔콘 팬이 서로 싸웠으며, 자동차 레이싱에서도 두 브랜드가 맞붙었습니다. 배서스트 1000이라는 레이스가 호주에서 국민 스포츠가 됐는데, 배서스트 마운트 파노라마 서킷에서 열리는 1,000km 내구 레이스였고, 홀덴과 포드가 매년 격돌했으며, 배서스트 우승 브랜드가 그해 호주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습니다. 1970년대 포드 팔콘 GT-HO가 나왔는데, 7.0리터 V8 엔진을 달고 당시 세계 최고의 4도어 세단 성능을 냈으며, "슈퍼카 논란"이 일어나 정부가 그 차를 금지하려 했을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호주가 독자적인 슈퍼카를 만든 것이었고, 그것이 호주 자동차 문화의 정점이었습니다.

🏎️ 황금기 - 코모도어와 팔콘의 시대

1978년 홀덴 코모도어가 처음 나왔는데, 호주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차였고, 중형에서 대형으로 가는 세단이었으며, 이후 40년간 호주를 대표하는 차가 됐습니다. 코모도어는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었는데, 택시의 90%가 코모도어였고, 경찰차도 코모도어였으며, 호주인의 첫 차이자 마지막 차였습니다. 1998년 코모도어가 한 해 21만 대를 팔았는데, 호주 전체 자동차 시장의 상당 부분이었고, 홀덴이 호주 판매 1위를 지키고 있었으며, 그것이 황금기의 정점이었습니다. 포드 팔콘도 만만치 않았는데, XR6 터보와 XR8 V8이 레이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팔콘이 코모도어보다 재미있다"는 팬들이 있었으며, 배서스트에서의 경쟁이 두 브랜드의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홀덴 스페셜 비히클스(HSV)와 포드 퍼포먼스 비히클스(FPV)라는 고성능 부서가 생겼는데, 코모도어와 팔콘을 기반으로 더 빠르고 강한 버전을 만들었고, HSV GTSR W1은 636마력 V8로 호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양산차였으며, 나중에 다른 편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 시절 호주 자동차 문화는 독특했는데, 유럽의 정밀함도 미국의 대형화도 아닌, 광활한 대륙을 달리는 대배기량 실용 세단이었고, 그것이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호주만의 자동차였습니다.

1980-90년대 위기가 찾아왔는데, 호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고, 일본차들이 품질로 치고 올라왔으며, 2000년대 한국차도 가격으로 공략했습니다. 현대·기아가 호주에서 빠르게 성장했는데, 코모도어와 팔콘보다 연비가 좋았고, 가격은 저렴했으며, 수입차에 부과되던 관세도 낮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계속 지원했는데, 10년간 홀덴에만 22억 달러를 쏟아부었고, 포드와 토요타에도 상당한 지원이 이어졌으며, "세금으로 자동차 산업을 연명시키는 것이 맞냐"는 논란이 생겼습니다.

💔 2013-2017년, 산업의 죽음

2013년 도미노가 시작됐는데, 포드가 먼저 2016년 호주 생산 종료를 발표했고, 같은 해 홀덴도 2017년 종료를 선언했으며, 토요타도 포드와 홀덴이 떠나면 혼자 남아있는 게 의미 없다며 함께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포드는 호주에서 91년 만에, 홀덴은 81년 만에, 토요타는 54년 만에 문을 닫는 것이었습니다. 이유가 복합적이었는데, 첫째로 2400만 명이라는 작은 인구였고, 연간 생산 가능 물량이 세계 경쟁력을 갖추기엔 너무 적었으며, 홀덴 최대 생산이 16만 5,000대였는데 경쟁력 있는 공장은 최소 30만 대가 필요했습니다. 둘째로 호주 달러 강세였는데, 2000년대 광산 붐으로 호주 달러가 미국 달러보다 비싸지는 일이 벌어졌고, 호주에서 만든 차의 원가가 올라가서 수출이 어려워졌으며, 내수만으로는 살 수 없었습니다. 셋째로 임금이 높았는데, 호주 노동자 임금이 아시아 생산 기지보다 훨씬 높았고, 같은 차를 태국이나 중국에서 만드는 것보다 비쌌으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 호주 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2016년 10월 포드 공장이 먼저 문을 닫았는데, 91년의 역사가 그렇게 끝났고, 2017년 10월 토요타가 떠났으며, 그로부터 17일 후 마지막 코모도어가 라인을 빠져나왔습니다. 45,000개의 직접 일자리와 수십만 개의 관련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부품 공급업체, 딜러망, 정비소까지 연쇄 충격을 받았고,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와 빅토리아 지역이 특히 타격이 컸으며, "호주의 자동차 도시들"이 하루아침에 다른 산업을 찾아야 했습니다.

2020년에는 홀덴 브랜드 자체도 사라졌는데, GM이 호주에서 홀덴 브랜드를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고, 단순한 공장 폐쇄를 넘어 브랜드 자체가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으며, 호주인들의 충격이 컸습니다. 72년간 호주인의 자동차였던 이름이 사라진 것이었는데, 마지막 홀덴이 팔리고 나면 더 이상 새 홀덴을 살 수 없었고, 어린 시절 타던 홀덴을 기억하는 세대들이 애도했으며, 소셜미디어에 홀덴 추억을 공유하는 물결이 일었습니다.

호주가 남긴 것 - 자동차 산업의 교훈

호주 자동차 산업의 소멸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는데, "적정 규모 없이는 자동차 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현대기아가 연간 730만 대를 팔고, 토요타가 1,100만 대를 팔 때, 호주 전체 시장이 100만 대도 안 됐으니, 세계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호주 자동차가 남긴 것이 있었는데, 코모도어와 팔콘이라는 독특한 자동차 문화였고, HSV GTSR W1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차였으며, 90년간 쌓아온 자동차 제조 기술이었습니다. 배서스트 1000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이제 외국 차들이 달리지만 호주 레이싱 문화는 살아있었으며, 코모도어 없는 배서스트가 됐지만 열기는 식지 않았습니다.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시사점이 있었는데, 호주 자동차가 사라진 자리를 현대기아가 채웠고, 2024년 호주 시장에서 현대·기아 합산 점유율이 20%를 넘었으며, 한때 경쟁자였던 나라의 자동차가 사라진 시장을 한국차가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호주 자동차의 마지막을 본 사람들이 말했는데, "코모도어가 라인을 빠져나올 때 모든 노동자들이 서서 지켜봤고, 그 차가 지나갈 때 박수를 쳤으며, 그 소리가 공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고 했습니다.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 그것이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자부심이고 정체성이었다는 것을, 그 마지막 박수 소리가 말해줬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호주 자동차의 주인공 홀덴의 전체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포드 팔콘 XR8 클래식블루 아웃백 ㅡ AI 이미지

📺 다음 편 예고

호주의 탄생 2편에서는 "홀덴 - 호주의 자동차, 72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1948년 첫 독자 모델부터 모나로·코모도어의 전설, 2017년 공장 폐쇄, 그리고 2020년 브랜드 소멸까지, 호주가 가장 사랑했던 이름 홀덴의 완전한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호주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다음 편: 홀덴 - 호주의 자동차 7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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