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 도로를 달리는 차 10대 중 2대가 현대·기아입니다.
그리고 2024년 현대차는 인도 증시에 상장해 4조 원을 조달했습니다.
현대가 인도에서 무슨 일을 했기에 이런 숫자가 나왔을까요?
오늘 그 28년의 이야기를 펼쳐드립니다.
아울러 인도의 자동차 회사는 잘 모르실거고 인기차종의 회사들을 한번 살펴 볼까요?
2024년 10월 22일, 뭄바이 증권거래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기념 버튼을 눌렀습니다. 현대차 인도법인이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 IPO를 기록하며 상장된 날이었는데, 33억 달러, 한화 약 4조 5,000억 원을 조달했고, 시가총액 176억 달러로 인도 시장에 완전히 뿌리를 내린 것이었습니다.
1996년 인도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지 28년 만이었는데, 당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한국 자동차 회사가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브랜드가 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아까지 합치면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를 한국차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

현대 크레타 아틀라스화이트 ㅡ AI 이미지
🏭 인도 자동차 역사 - 영국에서 스즈키로
인도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했는데, 독립 직후 자동차 산업이 없었고, 영국에서 들여온 차를 조립하거나 수입했으며, 모리스, 힌두스탄 같은 영국 브랜드의 라이선스 생산이 전부였습니다. 힌두스탄 앰배서더라는 차가 있었는데, 1958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56년간 만들어진 차였고, 영국 모리스 옥스퍼드를 기반으로 했으며, 인도 공무원과 택시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도 서민들은 차를 살 수 없었는데, 너무 비쌌고 선택지도 없었으며, 오토릭샤와 자전거가 이동의 전부였습니다. 1983년 전환점이 왔는데, 인디라 간디 총리 정부가 일본 스즈키와 합작으로 마루티 우둡 리미티드를 설립했고, 마루티 800이라는 소형차를 내놓았으며, 가격이 이전 차의 절반도 안 됐습니다. 마루티 800이 인도를 바꿨는데, 중산층이 처음으로 차를 살 수 있게 됐고, 모터리제이션이 시작됐으며, 인도 자동차 시장의 원년이 1983년이었습니다. 마루티 스즈키는 지금도 인도 시장 1위인데, 4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 인도인들에게 "마루티 = 자동차"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이며, 스즈키가 인도에서 가진 위상은 토요타도, 현대도 쉽게 넘볼 수 없었습니다.
1991년 인도가 경제 자유화를 선언했는데, 외국 자본과 기업의 진입을 허용했고, 자동차 시장도 개방됐으며, 현대, 포드, GM, 혼다, 도요타가 앞다퉈 인도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인도 시장은 잠재력이 엄청났는데, 14억 인구였고, 차 보유율이 9% 수준이었으며,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고, 아직 누구도 확실하게 점령하지 않은 시장이었습니다. 외국 자동차 회사들이 몰려들었는데, 일본 차들이 품질로, 한국 차들이 가격으로 공략했으며, 유럽과 미국 차들은 프리미엄을 노렸습니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은 결국 인도 소비자를 가장 잘 이해한 회사들이었습니다.
🇰🇷 1996년, 현대의 인도 도전
1996년 현대자동차가 인도 법인을 설립했는데, 당시 현대는 한국에서 품질 문제로 고생하던 브랜드였고, 미국에서 "싸구려" 이미지가 있었으며, 인도에서도 기대감이 크지 않았습니다.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공장을 짓고 1998년 첫 차 쌍트로를 내놓았는데, 콤팩트 해치백이었고 인도 도로에 맞게 설계됐으며, 작고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쌍트로가 히트했는데, 인도에서 자동차를 처음 사는 중산층 가정에 딱 맞는 차였고, 마루티보다 조금 비쌌지만 더 현대적이었으며, 현대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현대가 인도에서 성공한 이유가 있었는데, 현지화를 제대로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도는 도로가 좁고 울퉁불퉁했는데, 차고가 높아야 했고, 에어컨이 필수였으며, 가족이 많이 타야 했습니다. 현대는 그 모든 것을 반영했고, 인도 시장만을 위한 모델을 개발했으며, "이 차는 인도를 위해 만든 차"라는 인식을 심었습니다. 크레타가 그 정점이었는데, 2015년 출시된 인도 전용 소형 SUV였고,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이 왔으며, 지금도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 중 하나입니다. 2024년 신형 크레타는 출시 6개월 만에 10만 대가 팔렸는데, 인도 소비자들이 현대를 국산차처럼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였고, 28년간 쌓은 신뢰의 결과였습니다.
현대의 인도 성적은 놀라웠는데, 2024년 현대차 단독으로 60만 5,433대를 팔았고, 기아 25만 5,038대를 합치면 85만 대가 넘었으며, 두 브랜드 합산 시장 점유율이 20%였습니다. 현대가 인도에 진출한 1996년 당시 인도 자동차 시장이 연간 50만 대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440만 대가 넘는 시장이 됐고, 그 성장과 함께 현대도 같이 커졌습니다. 현대차가 인도에 투자한 금액도 어마어마했는데, 첸나이 공장에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푸네에 신공장을 짓고 있었으며, 2030년까지 100만 대 생산 체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 2019년, 기아의 인도 상륙
기아가 2019년 인도에 들어왔는데, 현대의 동생 브랜드지만 전략이 달랐습니다. 현대가 20년 이상 다져온 대중 시장에 기아는 프리미엄 포지션으로 진입했는데, 셀토스라는 중형 SUV로 시작했고, "이 가격에 이 디자인이면 충분하다"는 반응이 나왔으며, 첫 해부터 인도 최고 인기 SUV 중 하나가 됐습니다. 기아의 인도 성공이 놀라웠던 건 속도였는데, 2019년 진출해서 3년 만에 인도 시장 5위 안에 들었고, 2024년 25만 대를 팔았으며, 경쟁자들이 수십 년 걸려 만든 입지를 기아는 5년 만에 쌓았습니다. 기아가 빠를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현대가 인도에서 이미 구축해놓은 생산과 부품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었고, 인도 소비자들이 현대를 통해 한국 차에 이미 친숙해져 있었으며, 기아의 디자인이 젊은 인도 전문직 세대에 딱 맞았습니다. 셀토스, 쏘넷, 카니발, EV6까지 라인업을 넓혔는데, 인도 자동차 시장이 SUV 중심으로 바뀌고 있었고, 기아의 SUV 라인업이 그 흐름을 타고 있었으며, 2030년 기아 단독 50만 대가 목표였습니다.
현대·기아 합산 20%라는 숫자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1위 마루티스즈키가 40%이고, 그다음이 현대기아였는데, 타타 13%, 마힌드라 11%의 인도 로컬 브랜드를 현대기아가 제치고 있었습니다. 일본 도요타, 혼다, 닛산이 모두 합쳐도 한국 두 브랜드를 못 따라잡는 상황이었는데, 인도에서 한국차가 일본차보다 잘 팔리는 이상한 역전이 일어나고 있었으며, 이것이 인도를 한국 자동차 산업이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 2024년 IPO - 인도가 현대의 미래다
2024년 10월 현대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시에 상장됐는데,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였고, 2003년 마루티스즈키 상장 이후 21년 만에 완성차 회사가 인도 증시에 입성한 것이었습니다. 33억 달러, 한화 4조 5,000억 원을 조달했는데, 이 돈으로 첸나이 신공장 확장, 전기차 생산 라인,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에 투자하겠다고 했으며, 인도가 현대의 전략적 거점임을 선언한 것이었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직접 뭄바이에 와서 상장 버튼을 눌렀는데,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고 했고, 25만 개 이상의 인도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사실을 강조했으며, 인도에서 단순한 외국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인도 경제의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줬습니다. 상장 첫날 주가가 7% 하락하는 아픔이 있었는데, 높은 주가 평가와 로열티 논란 때문이었고, 시장이 모든 것을 장밋빛으로 보지는 않았으며, 앞으로 성과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하지만 큰 그림은 분명했는데, 2030년 인도 승용차 시장이 500만 대를 넘을 것이 확실했고, 차 보유율이 아직 9%에 불과한 시장에서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었으며, 그 시장의 2위 브랜드가 한국 회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인도에서 현대기아의 과제도 있었는데, 마힌드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었고, 타타도 전기차로 치고 올라오고 있었으며, 현대기아의 합산 점유율이 2020년 26%에서 2025년 18%로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었고, 현지 브랜드들이 강해지고 있었으며, 가만히 있으면 뺏길 수 있는 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기아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2025년부터 인도 전용 전기차 모델을 쏟아낼 계획이었고, IIT 델리·봄베이·마드라스 등 최상위 공대와 협력해서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으며, 인도를 전기차 거점으로 삼겠다는 장기 전략이었습니다.
인도가 한국 자동차에 갖는 의미
중국 시장을 잃어가는 현대기아에게 인도는 대안이 아니라 미래 그 자체였습니다. 중국은 현대기아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추락했고, 미국은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했으며, 유럽은 전기차 전환 중에 중국차가 밀려오고 있었습니다. 인도만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었는데, 규모도 크고, 성장률도 높고, 현대기아의 점유율도 20%로 탄탄했으며, 정치적 리스크도 중국보다 낮았습니다. 재규어·랜드로버를 소유한 타타, 쌍용의 기술을 가져간 마힌드라, 세계를 놀라게 한 나노의 나라가 이제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 됐는데, 그 시장에서 현대기아가 20%를 차지한다는 것은 단순한 판매 실적이 아니었습니다. 인도 14억 인구가 차를 사기 시작하는 역사적 순간에, 한국 자동차가 그들의 첫 차, 두 번째 차가 되고 있었고, 그 인연이 쌓이면 수십 년의 브랜드 충성도가 됩니다. 현대가 쌍트로로 인도에 첫발을 내딛었던 1998년을 아는 인도인들이 지금 자녀에게 크레타를 사주고 있었는데, 그것이 인도에서 현대가 쌓아온 28년의 진짜 가치였습니다.
다음 편부터는 인도 자동차 산업의 주역들을 만나보겠는데, 나노(세계 최저가 차)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 타타자동차, 그리고 쌍용자동차와 질긴 인연을 이어온 마힌드라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도 자동차 산업은 생각보다 훨씬 드라마틱합니다.

기아 셀토스 인텔리전시블루 ㅡ AI 이미지
1983년 마루티 800이 인도의 모터리제이션을 열었고,
1996년 현대가 첸나이에 공장을 세웠으며,
1998년 쌍트로로 인도 중산층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2019년 기아가 셀토스로 젊은 인도를 사로잡았고,
현대·기아 합산 20%로 일본차를 제쳤으며,
2024년 인도 역대 최대 IPO로 4조 5,000억 원을 조달했습니다.
차 보유율 9%의 14억 인구가 차를 사기 시작했고,
그 역사적 순간에 한국차가 함께 달리고 있으며,
인도는 한국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미래가 됐습니다.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정의선"
한국차의 인도 정복기 - 인도의 탄생 1편
인도의 탄생 1편 완결.
다음 편: 타타자동차 - 25만 원짜리 차가 재규어를 산 이유